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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리를 잡초로만 보면 놓치는 것들|직접 관찰하며 기준을 다시 세운 기록

by waveleaf 2026. 1. 12.

고마리를 잡초로만 보면 놓치는 것들|직접 관찰하며 기준을 다시 세운 기록
고마리꽃

 

고마리는 하천이나 습지에서 흔히 보이는 식물이지만, 실제로는 환경을 매우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 식물에 가깝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고마리를 관찰하다 보면 왜 특정 장소에서는 번성하고, 어떤 곳에서는 사라지는지 분명한 이유가 드러난다. 이 글은 고마리를 식물 정보로 설명하는 대신, 실제로 주변 환경에서 반복해서 관찰하며 알게 된 특성, 사람들이 흔히 오해하는 점, 그리고 고마리를 통해 읽을 수 있는 환경의 변화 기준을 정리한 기록이다.

고마리를 검색하게 되는 순간은 대부분 비슷하다

고마리를 검색하는 사람들은 대개 두 가지 경우에 속한다. 하나는 하천이나 논둑, 습지 근처에서 붉은빛이 도는 꽃을 보고 이름이 궁금해졌을 때이고, 다른 하나는 정리해야 할 잡초처럼 보여 정체를 알고 싶을 때다. 나 역시 처음 고마리를 인식했을 때는 후자에 가까웠다. 물가를 따라 무성하게 퍼져 있는 모습은 관리되지 않은 공간의 상징처럼 보였고, 특별히 눈여겨볼 이유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같은 장소를 계절마다 반복해서 지나다니며 고마리를 관찰하자 생각이 바뀌었다. 어떤 해에는 고마리가 거의 사라지고, 어떤 해에는 같은 자리에 다시 빽빽하게 자라 있었다. 물길이 조금 바뀌었을 뿐인데 분포가 달라졌고, 비가 잦은 해에는 유독 더 강하게 번성했다. 그때부터 고마리는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주변 환경 변화를 그대로 드러내는 식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 글은 고마리의 정의나 분류를 설명하는 글이 아니다. 직접 관찰하면서 알게 된 고마리의 성격과, 왜 이 식물이 특정 환경에서만 강하게 살아남는지를 정리한 기록이다. 고마리를 이해하면, 그 식물이 자라는 공간까지 함께 읽을 수 있게 된다.

 

고마리가 유독 잘 자라는 곳에는 공통점이 있다

고마리를 관찰하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이 식물이 아무 곳에서나 자라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매우 분명한 조건을 따른다는 사실이었다. 고마리는 항상 물과 가까운 곳에 있었다. 하지만 완전히 잠긴 곳보다는, 물이 들고 빠지는 경계 지점에서 가장 왕성하게 자랐다. 물이 고여만 있는 곳보다, 흐르거나 간헐적으로 잠기는 환경에서 고마리는 훨씬 건강해 보였다.

토양 역시 중요했다. 딱딱하게 굳은 땅보다는 부드럽고 유기물이 섞인 흙에서 고마리가 잘 퍼졌다. 특히 사람의 발길이 잦지 않은 곳, 흙이 자주 뒤집히지 않는 공간에서 고마리는 줄기를 길게 뻗으며 주변 식물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이런 모습을 반복해서 보다 보니, 고마리는 경쟁을 밀어내기보다 틈을 이용해 자리를 잡는 식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고마리를 제거 대상 잡초로 보지만, 실제로는 환경이 변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식물 중 하나였다. 물이 줄어들거나 토양이 단단해지면 고마리는 빠르게 줄어들었고, 다시 습한 조건이 만들어지면 가장 먼저 돌아왔다. 이 과정을 지켜보며 고마리는 ‘환경을 읽는 기준점’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점은 고마리가 관리가 되지 않아 생긴 결과물이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고마리가 많다는 것은 그 공간이 아직 자연스러운 물 순환을 유지하고 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았다. 오히려 고마리가 완전히 사라진 공간은 물길이 인위적으로 정리되었거나, 토양이 지나치게 단단해진 경우가 많았다.

 

고마리를 통해 보게 되는 자연의 상태와 가치

고마리를 계속 관찰하다 보니, 이 식물을 따로 떼어 놓고 보기가 어려워졌다. 고마리는 언제나 주변 환경과 함께 움직였다. 혼자서 튀어나와 자라는 것이 아니라, 물, 흙, 다른 식물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었다. 그래서 고마리를 보면 그 장소의 상태가 함께 보이기 시작했다.

이 식물의 가치는 화려함이나 희귀성에 있지 않다. 오히려 흔하기 때문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고마리는 환경 변화에 둔감하지 않고, 작은 변화에도 빠르게 반응한다. 그 덕분에 사람은 고마리를 통해 물의 흐름이 바뀌었는지, 토양이 아직 살아 있는지, 그 공간이 얼마나 인위적으로 관리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고마리를 추천하거나 키운다는 개념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고마리를 무작정 제거할 대상이 아니라, 환경을 판단하는 하나의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시선은 완전히 달라진다. 고마리는 우리에게 “이 공간이 아직 자연스러운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식물에 가깝다.

이 글의 결론은 분명하다. 고마리는 잡초가 아니라, 환경의 상태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주는 식물이다. 고마리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문제를 찾기보다, 왜 고마리가 그 자리에 있는지를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 질문을 던지는 순간, 고마리는 더 이상 무심히 지나칠 존재가 아니다.

 

고마리는 제거 대상이 아니라 관찰 대상이다

고마리를 알고 나서부터는 물가를 그냥 지나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정리되지 않은 풍경처럼 보이던 곳이, 이제는 살아 있는 환경처럼 느껴진다. 고마리가 어디까지 퍼져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줄기를 뻗는지, 다른 식물과 어떻게 섞여 있는지를 보면 그 공간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읽힌다. 이 글은 고마리를 ‘무엇인가’로 설명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왜 그 자리에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고마리를 다시 보게 되었다면, 이 글은 충분히 역할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