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목, 어깨, 허리, 무릎이 늘 뻐근하고 아프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도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진통제를 먹거나 물리치료를 받아도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이 안 된다. 이런 경우 대부분 근막 문제가 원인이다. 근막은 근육과 장기를 감싸는 결합조직으로 전신에 그물처럼 퍼져 있다. 잘못된 자세, 반복적인 동작, 스트레스로 근막이 긴장하고 유착되면 통증과 운동 제한이 생긴다. 근막 이완은 이렇게 경직된 근막을 풀어주는 치료법이다. 근막 이완이 약물이나 수술 없이도 통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근막의 구조와 기능, 근막 문제가 통증을 일으키는 메커니즘, 그리고 집에서 실천할 수 있는 셀프 근막 이완 기법들을 소개한다.
근막의 해부학적 구조와 통증 발생 메커니즘
근막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으로 구성된 얇은 막이다. 개별 근육 섬유부터 근육 다발, 전체 근육을 겹겹이 감싸고 있다. 또한 인접한 근육들과 장기, 뼈, 혈관, 신경을 연결한다. 몸 전체를 하나로 이어주는 3차원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근막은 부드럽고 유연해서 근육이 자유롭게 수축하고 이완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충격을 흡수하고 힘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근막 사이에는 히알루론산 같은 윤활 물질이 있어 층들이 서로 미끄러지며 움직인다. 문제는 여러 요인으로 근막이 경직되고 유착될 때 발생한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근막에 긴장이 쌓인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면 목과 어깨 근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 반복적인 동작도 문제다. 같은 움직임을 계속하면 특정 부위 근막에 미세 손상이 누적된다. 부상이나 수술 후에도 근막에 흉터 조직이 생긴다. 탈수도 영향을 미친다. 수분이 부족하면 근막 사이의 윤활액이 줄어들어 마찰이 증가한다. 스트레스는 근육을 긴장시키고 이것이 근막 경직으로 이어진다. 만성 염증도 근막을 두꺼워지게 만든다. 이렇게 경직되고 유착된 근막은 여러 방식으로 통증을 일으킨다. 첫째, 근막 자체에 통증 수용체가 많아서 직접 통증을 느낀다. 둘째, 근막이 신경을 압박하거나 끼워 신경통을 유발한다. 셋째, 혈액순환을 방해해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넷째, 근육의 정상적인 수축과 이완을 막아 만성 긴장을 만든다. 다섯째,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한 부위의 근막 문제가 연결된 다른 부위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발목 근막이 긴장하면 종아리, 무릎, 허벅지, 골반을 거쳐 허리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근막 연쇄라고 한다. 그래서 통증 부위와 실제 원인 부위가 다른 경우가 많다.
전문가 치료와 셀프케어로 근막 이완하기
근막 이완 치료는 크게 두 가지 접근이 있다. 하나는 치료사가 손으로 직접 근막을 늘리고 풀어주는 수기 요법이다. 존 반스 근막 이완 기법이 대표적이다. 치료사가 경직된 부위에 지속적이고 부드러운 압력을 가해 근막이 서서히 풀리도록 한다. 한 부위에 5분 이상 압력을 유지하며 근막의 점탄성 변화를 유도한다. 처음에는 저항이 느껴지다가 서서히 조직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깊은 이완 효과가 있다. 또 다른 방법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것이 폼롤러다. 원통형 폼에 체중을 실어 굴리며 근막을 압박한다. 근육통이나 뭉친 부위를 풀 때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아플 수 있지만 규칙적으로 하면 근막이 유연해진다. 마사지 볼도 유용하다. 테니스공이나 라크로스 볼을 벽이나 바닥에 대고 아픈 부위를 누른다. 폼롤러보다 더 깊고 정확하게 압박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 같은 발바닥 통증에 특히 좋다. 마사지 스틱이나 근막 이완 도구도 있다. 손이 닿지 않는 등 같은 부위를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에는 진동 폼롤러나 마사지 건도 인기다. 진동이 더해져 근막 이완 효과가 높아진다. 셀프 근막 이완을 할 때는 몇 가지 원칙이 있다. 천천히 한다. 급하게 움직이면 근육이 방어적으로 수축한다. 한 부위에 30초에서 2분 정도 머물며 압력을 가한다. 너무 아프면 안 된다. 통증이 10점 만점에 7점 정도가 적당하다. 그 이상이면 근육이 긴장하고 효과가 떨어진다. 호흡을 잊지 않는다. 깊고 천천히 호흡하며 이완한다. 숨을 참으면 근육이 경직된다. 관절 바로 위는 피한다. 뼈나 인대, 신경이 있어 다칠 수 있다. 근육 중앙 부위를 공략한다. 염증이 심하거나 급성 부상은 피한다.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다. 운동 전후에 실천한다. 운동 전에는 가볍게 근막을 풀어 준비시키고, 운동 후에는 쌓인 긴장을 풀어준다.
부위별 근막 이완 기법과 일상 관리 전략
목과 어깨는 현대인에게 가장 문제가 많은 부위다. 폼롤러를 세로로 놓고 등 뒤에 대고 누운다. 목을 좌우로 천천히 돌리며 근막을 이완시킨다. 어깨는 벽과 몸 사이에 마사지 볼을 끼우고 체중을 실어 누른다. 위아래, 좌우로 작은 원을 그리며 움직인다. 승모근 부위는 손으로 직접 주무를 수도 있다. 등 상부는 폼롤러를 가로로 놓고 누워 팔을 가슴 앞에서 교차한 상태로 위아래로 굴린다. 날개뼈 주변을 집중적으로 한다. 허리는 조심해야 한다. 폼롤러를 허리 아래 두고 무릎을 굽혀 골반을 들어 올리며 작은 움직임으로 이완한다. 무리하게 허리를 꺾지 않는다. 엉덩이는 앉은 자세에서 폼롤러나 볼 위에 한쪽 엉덩이를 올리고 체중을 실어 굴린다. 좌골신경통이 있다면 효과적이다. 허벅지 앞쪽은 엎드려 폼롤러 위에 허벅지를 올리고 팔로 몸을 지탱하며 앞뒤로 굴린다. 뒤쪽은 앉아서 다리를 펴고 허벅지 아래에 롤러를 대고 굴린다. 종아리는 바닥에 앉아 한쪽 종아리를 폼롤러 위에 올리고 다른 다리를 포갠 상태로 엉덩이를 들어 굴린다. 발바닥은 서서 테니스공을 밟고 체중을 실어 앞뒤로 굴린다. 아침 일어나자마자 하면 하루 종일 발이 편하다. 일상생활에서도 근막을 관리해야 한다. 자세를 자주 바꾼다. 한 자세로 30분 이상 있지 않는다.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거나 걷는다. 스트레칭을 규칙적으로 한다. 근막 이완과 스트레칭을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가 있다. 근막을 풀고 스트레칭으로 가동 범위를 넓힌다.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하루 2리터 이상 물을 마셔 근막 사이 윤활액을 유지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근육이 강하고 유연하면 근막도 건강하다.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명상, 요가, 호흡 운동으로 근육 긴장을 줄인다. 충분히 잔다. 수면 중에 조직이 회복되고 근막도 이완된다. 영양도 중요하다. 콜라겐 합성을 위해 비타민C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항염증 식품인 생선, 견과류, 채소를 많이 먹는다.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악화되면 전문가를 찾는다. 물리치료사나 카이로프랙터에게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 근막 이완은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하루 10분씩만 투자해도 만성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오늘부터 시작하자. 몸이 가벼워지고 움직임이 편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