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 있거나 스마트폰을 오래 보다 보면 어느새 목과 어깨가 뻐근해진다. 현대인의 80퍼센트 이상이 목과 어깨 통증을 경험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흔한 증상이다. 단순히 피로가 쌓여서 생기는 일시적인 불편함으로 여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만성 통증으로 발전하고 목 디스크나 회전근개 손상 같은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로서 수많은 근골격계 환자를 치료하며 깨달은 것은 초기에 적절한 셀프케어만 해도 대부분의 통증을 예방하고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병원 치료도 중요하지만 일상에서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이번 글에서는 목과 어깨 결림의 원인을 파악하고 집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셀프케어 방법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목과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과 악화 과정
목과 어깨는 구조적으로 복잡하고 다양한 근육이 얽혀 있다. 목뼈는 7개로 이루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디스크가 있어 충격을 흡수한다. 목 주변에는 승모근, 목갈비근, 어깨올림근, 판상근 같은 여러 근육이 머리와 어깨를 지탱한다. 어깨는 관절와상완관절, 견봉쇄골관절, 흉쇄관절, 견갑흉곽관절이라는 네 개의 관절이 협력해 움직인다. 회전근개라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이 어깨를 안정화시키고 회전 운동을 담당한다. 이렇게 복잡한 구조 탓에 작은 불균형이나 과부하가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가장 흔한 원인은 잘못된 자세다. 컴퓨터 모니터를 볼 때 고개를 앞으로 내밀면 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일자로 펴지는 거북목 증후군이 생긴다. 성인 머리 무게는 약 5킬로그램인데, 고개를 15도 숙이면 목에 가해지는 하중이 12킬로그램으로 증가하고 30도 숙이면 18킬로그램, 60도 숙이면 무려 27킬로그램까지 늘어난다. 스마트폰을 보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으면 목 근육이 이 엄청난 무게를 지탱해야 하므로 과도하게 긴장하고 피로해진다. 어깨를 앞으로 말고 구부정하게 앉는 자세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가슴 근육은 짧아지고 등 근육은 늘어나며 어깨 주변 근육의 균형이 깨진다. 승모근 상부가 과도하게 긴장해 뭉치고 통증이 생긴다.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것 자체도 해롭다. 근육은 움직여야 혈액순환이 원활해지는데, 가만히 있으면 혈류가 정체되고 산소와 영양 공급이 부족해진다. 노폐물이 쌓이고 근육이 경직되면서 통증과 결림이 발생한다. 스트레스도 영향을 미친다. 긴장하면 무의식적으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목 근육이 수축한다. 만성 스트레스는 근육을 계속 긴장 상태로 만들어 통증을 유발한다. 운동 부족도 원인이다. 근력이 약하면 자세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쉽게 피로해진다. 특히 코어 근육과 등 근육이 약하면 목과 어깨가 더 많은 부담을 진다.
통증 완화를 위한 효과적인 스트레칭과 운동법
셀프케어의 기본은 스트레칭이다. 근육을 늘려주면 긴장이 풀리고 혈액순환이 개선되며 유연성이 증가한다. 목 스트레칭은 천천히 부드럽게 한다. 먼저 목을 좌우로 기울인다. 오른쪽 귀를 오른쪽 어깨 쪽으로 천천히 가져가 10초 정도 유지한다. 반대쪽도 같은 방식으로 한다. 이때 어깨가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한다. 다음은 목 회전이다. 고개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려 턱이 어깨 위로 오도록 하고 10초 유지한다. 왼쪽도 마찬가지로 한다. 목 굴곡 스트레칭도 좋다. 양손을 깍지 껴서 뒤통수에 올리고 가볍게 아래로 당겨 턱이 가슴 쪽으로 오게 한다. 목 뒤쪽이 당기는 느낌이 들면 10초 유지한다. 무리하게 힘을 주지 않는다. 어깨 스트레칭으로는 어깨 으쓱하기가 있다. 양 어깨를 귀 쪽으로 최대한 끌어올렸다가 힘을 빼고 아래로 떨어뜨린다. 5회 반복한다. 어깨 돌리기도 효과적이다. 양 어깨를 크게 원을 그리듯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각각 10회씩 돌린다. 가슴 스트레칭은 문틀을 이용한다. 팔꿈치를 90도로 굽혀 문틀에 대고 몸을 앞으로 밀어 가슴이 늘어나게 한다. 20초 유지하고 3회 반복한다. 이 스트레칭은 앞으로 말린 어깨를 펴주는 효과가 있다. 날개뼈 모으기 운동도 유용하다. 등을 펴고 앉아 양손을 옆구리에 붙이고 팔꿈치를 뒤로 당기면서 날개뼈를 모은다. 5초 유지하고 10회 반복한다. 턱 당기기 운동은 거북목 교정에 좋다. 턱을 가슴 쪽이 아니라 뒤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목을 길게 만든다. 5초 유지하고 10회 반복한다. 벽 천사 운동도 추천한다. 벽에 등을 대고 서서 팔을 W자로 만들어 벽에 붙인다. 팔을 벽에서 떼지 않고 위로 올렸다 내렸다 한다. 10회 반복한다. 근력 운동도 병행해야 한다. 밴드나 가벼운 덤벨로 로우 동작을 한다. 등 근육을 강화해 자세를 바로잡아준다. 플랭크로 코어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코어가 튼튼해야 상체를 제대로 지탱할 수 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예방과 관리 습관
아무리 좋은 스트레칭을 해도 자세가 나쁘면 소용없다. 작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모니터는 눈높이나 약간 아래에 놓고 팔 길이만큼 떨어뜨린다. 의자는 등받이가 허리를 받쳐주고 발이 바닥에 닿는 높이로 조절한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팔꿈치가 90도 각도를 유지하는 위치에 둔다. 30분마다 자세를 바꾸고 일어나서 움직인다. 타이머를 설정해 두면 잊지 않고 실천할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습관도 바꿔야 한다. 고개를 숙이지 말고 눈높이까지 스마트폰을 들어 올린다. 사용 시간 자체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베개도 점검한다. 너무 높거나 낮은 베개는 목에 부담을 준다. 목의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높이가 적당하다. 옆으로 누웠을 때 머리와 척추가 일직선이 되는 베개를 선택한다. 메모리폼이나 경추 베개가 도움이 된다. 온열 요법도 효과적이다. 따뜻한 찜질팩이나 수건을 목과 어깨에 올려두면 혈액순환이 개선되고 근육이 이완된다. 20분 정도 찜질하되 너무 뜨거우면 화상 위험이 있으니 주의한다. 샤워할 때 뜨거운 물을 목과 어깨에 집중적으로 쏘이는 것도 좋다. 반대로 급성 통증이나 염증이 있을 때는 냉찜질을 한다. 차가운 팩을 15분 정도 대면 염증과 통증이 줄어든다. 셀프 마사지도 시도해 볼 만하다. 손이나 마사지 볼로 목과 어깨의 뭉친 부위를 천천히 눌러준다. 너무 세게 누르면 근육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적당한 압력으로 한다. 테니스공을 벽과 등 사이에 끼우고 누르면 등 상부 마사지가 된다. 스트레스 관리도 필수다. 요가, 명상, 호흡 운동으로 긴장을 풀고 근육 이완을 돕는다. 충분한 수면도 중요하다. 수면 중에 근육이 회복되므로 하루 7시간 이상 자야 한다. 수분 섭취를 늘린다. 탈수는 근육 경련과 통증을 악화시킨다. 금연한다. 담배는 혈액순환을 저해해 근육 회복을 방해한다. 통증이 심하거나 2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방문한다. 팔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증상이 있으면 신경 압박일 수 있으므로 즉시 진료받는다. 목과 어깨 건강은 매일의 작은 습관이 만든다. 오늘부터 바른 자세를 의식하고 규칙적으로 스트레칭하며 작업 환경을 개선하자. 통증 없는 쾌적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