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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자세로 앉는 법과 허리 건강

by waveleaf 2025. 11. 17.

올바른 자세로 앉는 법과 허리 건강

 

현대인들은 하루 평균 8시간 이상을 앉아서 보낸다. 사무실에서 일하고, 차를 운전하며, 집에서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못된 자세로 앉는다는 것이다. 구부정한 등, 앞으로 내민 목, 한쪽으로 기울어진 골반은 시간이 지나면서 만성 요통, 목 디스크, 척추측만증 같은 심각한 문제로 발전한다.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잘못된 좌식 생활 습관과 관련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올바른 앉는 자세를 익히고 실천하면 이러한 문제들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척추 전문의로서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실용적인 방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앉는 자세가 허리에 미치는 영향

척추는 목뼈 7, 등뼈 12, 허리뼈 5개로 구성되어 있으며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을 이루고 있다. 이 곡선은 체중을 골고루 분산시키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잘못된 자세로 앉으면 이 곡선이 무너지면서 특정 부위에 과도한 압력이 집중된다. 특히 허리뼈 4번과 5번 사이, 그리고 허리뼈 5번과 엉치뼈 사이의 디스크가 가장 큰 부담을 받는다. 실제로 서 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100으로 본다면, 바르게 앉았을 때는 약 140, 구부정하게 앉았을 때는 무려 185까지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즉 잘못 앉으면 서 있을 때보다 거의 두 배 가까운 부담을 허리가 감당해야 한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지속성이다. 몇 분 정도 나쁜 자세를 취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하루에 몇 시간씩 수년 동안 반복되면 디스크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수핵이 뒤로 밀려나오는 탈출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척추를 지탱하는 인대와 근육도 약해지거나 불균형해진다. 한쪽 근육은 과도하게 긴장하고 다른 쪽은 늘어지면서 만성 통증이 시작된다. 목과 어깨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모니터를 보느라 목을 앞으로 내밀면 목뼈의 정상적인 C자 곡선이 일자로 펴지는 거북목 증후군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목 근육이 머리 무게를 제대로 지탱하지 못해 항상 뻐근하고 두통까지 동반된다. 손목터널증후군, 어깨충돌증후군 같은 상지 질환도 좌식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를 잘못된 높이에서 사용하면 손목과 팔꿈치, 어깨에 반복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앉는 자세 하나가 전신 건강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자에 올바르게 앉는 구체적인 방법

먼저 의자 선택부터 중요하다.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등받이가 허리를 지지해주는 제품이 좋다. 앉았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완전히 닿아야 하고, 무릎이 엉덩이보다 약간 낮거나 같은 높이가 되도록 의자 높이를 맞춘다. 무릎 각도는 90도에서 100도 정도가 이상적이다. 너무 높으면 허벅지 뒤쪽이 압박받고, 너무 낮으면 골반이 뒤로 기울어진다.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에 바짝 붙인다. 많은 사람들이 의자 끝부분에만 걸터앉는데 이러면 허리가 지지를 받지 못한다. 깊숙이 앉아서 등받이와 허리 사이에 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의자의 요추 지지대가 부족하다면 작은 쿠션이나 수건을 말아서 허리 뒤에 받쳐주는 것도 방법이다. 허리의 자연스러운 앞쪽 곡선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등은 곧게 펴되 과도하게 긴장시킬 필요는 없다. 가슴을 살짝 앞으로 내밀고 어깨를 뒤로 당긴다는 느낌으로 앉으면 된다. 턱은 당기고 목은 귀가 어깨선과 일직선이 되도록 위치시킨다. 모니터는 눈높이나 살짝 아래에 두어 고개를 숙이거나 들지 않아도 되게 한다. 모니터와의 거리는 팔을 뻗었을 때 손끝이 닿을 정도가 적당하다. 키보드는 팔꿈치가 90도 각도를 유지할 수 있는 높이에 놓는다. 손목은 키보드와 일직선을 이루어야 하며 꺾이지 않도록 주의한다. 마우스도 키보드와 같은 높이에서 몸에 가깝게 배치한다. 발은 바닥에 평평하게 붙이고 다리를 꼬지 않는다. 다리를 꼬면 골반이 틀어지고 척추가 휘어진다. 30분에서 1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고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무리 완벽한 자세라도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면 근육이 굳고 혈액순환이 나빠진다. 잠깐이라도 일어나서 허리를 좌우로 돌리고 팔을 크게 돌려주면 경직을 풀 수 있다.

 

장시간 앉아 있는 직장인을 위한 실천 팁

이론적으로 올바른 자세를 안다고 해서 실천이 쉬운 것은 아니다. 오랜 습관을 고치려면 의식적인 노력과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먼저 알람을 설정해두자.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30분마다 알람이 울리도록 해서 자세를 점검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지지만 2주만 반복하면 몸이 기억한다. 책상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모니터 받침대를 사용해 화면 높이를 조정하고, 인체공학적 키보드와 마우스를 구비하는 것도 좋다. 회사에서 지원받기 어렵다면 개인적으로 구입할 만한 가치가 있다. 허리 쿠션이나 발받침대 같은 간단한 도구들도 큰 도움이 된다. 코어 근육 강화 운동도 병행하면 좋다. 복근과 척추기립근이 튼튼해야 바른 자세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플랭크, 버드독, 데드버그 같은 운동을 하루 10분씩만 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요가나 필라테스도 훌륭한 선택이다. 이런 운동들은 유연성과 근력을 동시에 키워주며 신체 정렬을 바로잡는 데 특화되어 있다. 통증이 이미 시작되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초기에는 물리치료나 도수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지만, 만성화되면 치료가 까다로워진다. 정기적인 검진도 권장한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척추 엑스레이를 찍어서 변형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집에서는 소파나 침대에 앉아 노트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최악의 자세다. 반드시 책상과 의자를 갖추고 사무실에서처럼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운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시트를 너무 뒤로 젖히거나 핸들을 멀리 두지 말고, 허리가 시트에 밀착되도록 앉아야 한다. 장거리 운전 시에는 중간에 휴게소에 들러 스트레칭하는 것을 잊지 말자. 허리 건강은 한 번 나빠지면 회복하기 어렵다. 하지만 올바른 자세를 지금부터 실천한다면 10, 20년 후에도 건강한 척추를 유지할 수 있다. 작은 습관의 변화가 평생의 건강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자.